60대 노부부의 인생 낭만과 휠체어 육상 도전기, 사랑의 가족 3068회에서 만나다

60대 노부부의 인생 낭만과 휠체어 육상 도전기, 사랑의 가족 3068회에서 만나다

 

 

 

KBS1 사랑의 가족 3068회에서는 장애를 극복하며 전통시장에서 희망을 파는 함양 노부부와, 휠체어 육상에 도전하는 한 남성의 뜨거운 열정이 전파를 탄다. 감동과 공감, 그리고 낭만이 함께하는 진짜 이야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늘 토요일 오전이면 TV 앞에 앉아 사랑의 가족을 챙겨보는 편이다. 자극적인 뉴스가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이 프로그램만큼은 진짜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는 몇 안 되는 방송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3068회는 한참을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낭만을 좇는 함양 노부부와 불가능에 도전하는 휠체어 육상 선수의 진심이 내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먼저, 경상남도 지리산 기슭에 자리한 함양시장. 이곳은 매달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유난히 북적인다. 그 중심에서 부부가 함께 손발을 맞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남편 박이제 씨(65세)는 교통사고로 지체 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다시 설계했다. 어묵 반죽을 손수 만들고, 아내 이효숙 씨(67세)는 그 어묵을 손님들에게 정성스레 건넨다. 이 부부의 하루는 결코 느긋하지 않다. 새벽부터 어묵 준비, 장사, 뒷정리까지… 그 속엔 단순한 생계 이상의 이야기가 있다.

 

 

 

 

이 부부의 낭만이란, 누군가에게는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쉬는 날이면 남편은 낚시며 차박, 보트 같은 야외 활동을 즐기고 싶어 한다. 반면 아내는 조용히 집에서 TV를 보며 쉬는 것을 좋아한다. 다들 그렇지 않나? 부부 사이란, 같은 방향을 보되 각자의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 부모님을 떠올리게 되더라. 아버지는 늘 바깥 활동을 좋아했고, 어머니는 집안에서의 평화를 중시했다. 그래서 이 부부의 대화와 갈등이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이 장면에서 한 컷, 지리산 아래 시장통의 북적임 속에서 나란히 어묵을 굽는 부부의 사진이 삽입된다면, 그 자체로 감동일 것이다. 주름진 손길에서 전해지는 정성과 사랑, 그리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결국 함께하는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 나는 솔직히 휠체어 육상이라는 종목을 이번 방송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주인공 춘봉 씨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육상이라는 쉽지 않은 종목에 도전장을 던진다. 낯선 훈련 환경, 특수 휠체어 적응, 혹독한 체력 훈련… 모든 것이 처음이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눈빛엔 결심이 있었다.

 

 

 

이천에 위치한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그는 국가대표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한다. 코치의 조언에 귀 기울이고, 체력 훈련에 온 힘을 다한다. 마지막 미션은 휠체어 릴레이다. 동료 선수들과 함께하는 팀 플레이. 나는 그 장면에서 TV를 보다 울컥했다. 단지 장애인이란 이름표가 아닌, 한 사람의 이름으로 도전하고, 함께 웃는 모습. 그것이 진짜 스포츠가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장애인의 삶을 다소 제한된 시선으로 바라봤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다르다. 사랑의 가족은 이들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더 묵직하다. 누군가는 그들을 장애인이라 부르겠지만, 나는 이제 이들을 도전의 아이콘이라고 부르고 싶다.

 

방송을 보고 나서 나는 두 가지 결심을 했다. 첫째, 부모님과 좀 더 자주 시간을 보내자. 그들의 낭만은 나와 다르지만, 함께 맞춰가는 게 가족이니까. 둘째, 운동을 다시 시작하자. 춘봉 씨처럼 당장은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기로. 우리 모두에겐 각자의 휠체어가 있고, 그것을 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니까.

 

KBS1 사랑의 가족 3068회는 단순한 감동을 넘어, 삶의 방향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장애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를 조금 더 가볍게, 낭만이라는 단어를 조금 더 따뜻하게 전해준 이 회차는 단연 인생 콘텐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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