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동행한 부부의 사랑, 그리고 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우리가 놓친 이야기 KBS1 사랑의 가족 3071회
KBS1 ‘사랑의 가족’ 3071회에서는 48년째 동행 중인 지체장애 부부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장애인 보조견 출입 거부 문제를 통해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조명한다.
토요일 오전, 따뜻한 사람 사는 이야기를 찾고 있다면 KBS1 ‘사랑의 가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2025년 6월 14일 방송된 3071회 ‘사랑꾼 부부의 우리는 천생연분’, ‘장애인 보조견을 거부하지 마세요’ 편은 ‘장애’라는 단어를 편견이 아닌 공감과 웃음으로 풀어낸 감동적인 에피소드였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에서 살아가는 박제양, 정우열 부부. 결혼 48년 차인 두 사람은 지체장애를 안고 살아가지만 누구보다 다정하게, 서로를 배려하며 삶을 함께 걷고 있다. 남편은 어릴 적 병으로 무릎을 구부릴 수 없고, 아내는 소아마비로 목발을 짚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손을 맞잡고 전통 매듭 강의도 함께 다니고, 게이트볼도 함께 친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이 부부도 일상의 소소한 다툼이 있다. 설거지를 시키면 안 들리는 남편, 밥 먹으라는 말은 작게 해도 귀신같이 알아듣는다는 아내의 토로. "그럴 땐 정말 화가 나요"라고 웃는 아내의 말 속에는 48년 세월을 함께 버텨온 깊은 정이 담겨 있었다.
더욱 흥미로웠던 건 ‘운전면허’라는 현실적인 무기(?) 덕분에 아내가 화를 참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다. 운전이 가능한 남편이 있어야만 외출이 가능한 상황. 하지만 어느 날, 전시회를 준비 중인 남편이 바빠 아내의 요청을 거절하면서, 아내는 처음으로 혼자 외출을 감행한다. 그 순간, 카메라는 ‘의존’과 ‘독립’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한 사람의 용기와 사랑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이 에피소드를 보며 나도 떠올랐다. 어머니가 연세가 들면서 점점 아버지에게 의지하는 모습이 많아지고, 때론 그 의지가 작고 큰 갈등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부부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관계라는 말이 새삼 와닿았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장애인 보조견 출입 문제’에 관한 이야기다. 2025년 4월 23일부터 관련 법이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일선 현장에서는 장애인 보조견의 출입을 거부하는 일이 빈번하다.
의료기관이나 식품 보관 시설 등 예외적 제한 조건 외에는 보조견 출입을 막을 수 없게 되었지만, 현실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차별이 아니라 무지 때문”이라는 분석은, 우리가 얼마나 장애인 권리에 무관심했는지를 보여주는 지적이었다.
특히 이 방송에서는 단순히 시각장애인 보조견에 국한되지 않고, 청각장애인·지체장애인 보조견까지 다루며 그 역할과 필요성을 다양한 사례로 설명했다.
이 부분은 나도 몰랐다. 보조견은 단지 안내견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 청각장애인을 대신해 소리를 감지해주고, 지체장애인의 휠체어를 밀어주는 보조견의 존재는 놀라웠고, 동시에 감동적이었다.
이날 방송은 장애인의 삶이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사회의 ‘일상’이라는 걸 다시금 일깨워줬다. 장애는 불편함이 아닌 다름이고, 그 다름을 함께 이해하고 배려할 때 비로소 진짜 ‘가족’ 같은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닐까?
3071회는 그 어떤 자극적인 장면도 없이, 담백하게 사람을 이야기한 회차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도, 배려, 그리고 공감. 이 모든 감정을 천천히, 그러나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사랑의 가족’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 KBS1에서 방송된다. 오늘의 방송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따뜻한 이야기였다.
단순히 ‘감동을 위한 감동’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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