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도네이션 쇼 W 21회 세상을 다 바꾸진 못해도 백지영이 전한 카메룬 아이들의 작고 단단한 기적

글로벌 도네이션 쇼 W 21회 세상을 다 바꾸진 못해도 백지영이 전한 카메룬 아이들의 작고 단단한 기적

 

 

백지영이 직접 현장을 찾은 MBC ‘글로벌 도네이션 쇼 W’ 21회.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만난 아이들의 눈물과 희망을 통해 진정한 연대와 나눔의 의미를 되새긴다.

 

 

6월 27일 금요일 오후 6시 5분, MBC <글로벌 도네이션 쇼 W> 21회가 방송됐다. 이번 회차는 아프리카 카메룬을 배경으로, 하루 한 끼조차 제대로 먹기 힘든 환경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랜 시간 이 프로그램의 목소리를 맡아온 가수 백지영이 처음으로 현지를 직접 찾았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방송은 특별했다.

 

 

 

누구나 한 번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내 손이 닿을 수 있는 ‘한 사람의 세상’을 바꾸는 일이다. 이 방송은 바로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로마릭과 폴린 남매. 아홉 살 폴린은 부모를 대신해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집안일을 도맡는다. 일곱 살 로마릭은 ‘부룰리 궤양’이라는 희귀 감염병을 앓고 있어 한쪽 다리를 거의 쓸 수 없다. 그런데도 그는 매일 동생 걱정, 부모 걱정뿐이다. 어린 나이에 어깨 위에 올라앉은 현실이 너무 무겁다.

 

 

 

화면 속 백지영은 로마릭의 상태를 확인한 뒤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가 로마릭을 꼭 안아주며 말한 한마디가 뇌리에 박힌다. “네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그래도 넌 정말 잘하고 있어.”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현실을 마주한 어른의 고백이었고, 한 아이의 삶을 바꾸겠다는 다짐처럼 들렸다.

 

두 번째 사연은 피부 이식 수술이 시급한 여섯 살 마리의 이야기다. 무려 5개월째 병원 침대 위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마리. 어머니는 병실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지만, 수입이 전혀 없는 현실에서 치료비는 감당할 수 없다. 마리의 몸은 점점 망가져가고 있고, 언제 퇴원 조치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가득하다.

 

나도 한때 입원한 가족의 곁을 지키며 매일 눈치를 봤던 경험이 있다. 그때 느꼈던 막막함은 잊히지 않는다. 마리 어머니의 눈빛은 분명 그런 절망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품고 있었다. 그것이 이번 방송의 메시지다. 아무리 작은 희망일지라도,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줄이 될 수 있다는 것.

 

 

 

세 번째는 나빌리와 쌍둥이 스텔라, 폴린 세 남매의 이야기였다. 부모와의 연락이 끊긴 지 1년, 이 아이들을 돌보는 건 노년의 할아버지 한 사람뿐이다. 특히 쌍둥이 폴린은 중증의 경직 장애로 침대에서 몸을 가누지 못한다. 하루의 대부분을 음식이 없는 집 안에서 누워 지낸다. 할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이 작은 아이들은 조용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들의 집은, 마치 세상과 단절된 작은 섬 같았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를 껴안으며 ‘버팀’이라는 방법으로 하루를 견뎠다. 백지영은 “이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라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그것은 시청자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글로벌 도네이션 쇼 W>는 단지 기부를 독려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 방송은 ‘연결’의 의미를 되묻는다. 우리가 직접 갈 수는 없어도, 마음은 전할 수 있고, 그 마음은 누군가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 백지영은 현장에 직접 발을 딛고, 그 모든 것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나 역시 방송을 본 뒤, 조용히 후원 버튼을 눌렀다.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이라도 덜 고단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연대’일 것이다. 카메룬의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버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 곁에는 ‘우리’가 있다는 걸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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