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1 건축탐구 집 건축가도 한 수 배운 집, 잊혀진 폐가와 전통이 작품이 되기까지
EBS1 ‘건축탐구 집’에서 소개된 폐가를 작품으로 만든 세 자매의 흙담집과 전통을 재해석한 드라마 세트장 같은 집. 집에 담긴 추억과 철학을 통해 공간의 가치를 되새겨봅니다.
어느 날 문득, 삭막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게 될 때가 있습니다. 바쁘고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나를 감싸주는 공간이 단순한 집이 아닌, 온전히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쉼터’라면 얼마나 따뜻할까요? 이번 EBS1 ‘건축탐구 집’ 7월 8일 방송에서는 바로 그런 집 두 채가 소개됐습니다.
저 역시 공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사람이라, 방송을 보면서 마음 한 켠이 뭉클해졌습니다. 우리가 사는 ‘집’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기억’이고 ‘시간’이고 ‘사람’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었죠.
폐가를 작품으로, 세 자매의 흙담집
첫 번째 집은 경북 청송의 ‘너구마을’. 이름부터 정겨운 이 작은 마을에 자리한 100년 넘은 흙담집 세 채. 모두가 외면했던 폐가를 작품으로 만든 주인공은 바로 부산 출신의 세 자매입니다.
방송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들이 전문 건축가도 아니고, 기술자도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외갓집의 추억 하나로, 정글처럼 변해버린 폐가 세 채를 직접 고쳐 나갔다는 이야기—솔직히 말해 저라면 엄두도 못 냈을 겁니다.
세 자매는 파란 샌드위치 패널로 덮여 있던 지붕을 송판으로 하나하나 덧대어 유럽 산장 같은 지붕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흙가루가 흩날리던 벽도 황토와 시멘트 비율을 조절해 튼튼하고 아름다운 벽으로 마감했죠.
저도 오래된 집 리모델링에 관심이 많아서 틈틈이 자료를 찾아보곤 했는데요, 방송을 보며 '진짜 감각이란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 ‘집’이라는 건 기술이 아닌 ‘마음’이 만든다는 걸 온몸으로 증명한 세 자매의 집은 건축가들마저 감탄할 정도였어요.
집에 담긴 시간과 사람의 향기
그들이 고친 집에는 ‘추억’이 켜켜이 쌓여 있었습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던 엄마의 모습, 계곡물에 발 담그던 어린 시절의 웃음소리, 그렇게 세월의 결이 오롯이 담겨 있었죠.
사실 요즘 우리는 너무 쉽게 새 집, 새 물건만을 좇는 것 같습니다. 헌것, 낡은 것의 가치를 잊어버린 채 말이죠. 하지만 세 자매는 그 시간마저도 존중했고, 그 속에서 새로운 삶을 피워냈어요. 집을 고치는 게 아니라 ‘기억’을 지켜낸 거였죠.
개인적으로 저도 언젠가 꼭 저런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기술은 없어도, 마음만 있다면 분명 가능하리라는 용기를 얻었거든요.
전통의 재해석, 드라마 세트장 같은 집
두 번째 집은 서울 강서구 개화동의 골목길 한켠에 위치한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었습니다. 외관은 적삼목으로 마감한 단층 한옥 스타일이지만, 내부는 유럽과 중남미, 동남아까지 세계 각국의 색채가 믹스매치된 유니크한 공간이 펼쳐졌죠.
건축주 유용훈 씨는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집터에 서른셋의 나이에 새 집을 지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기와집에서 받은 따뜻한 기억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해석하기로 선택했습니다.
거실은 중세 유럽, 주방은 라틴 아메리카, 복도는 전통 한옥—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그 집은 마치 살아 숨 쉬는 박물관 같았습니다. 저는 그 집의 소품 하나하나에서 건축주의 ‘삶의 흔적’과 ‘사랑’이 느껴졌어요.
직접 여행지에서 사온 소품들, 조부모님의 고가구, 바닷가에서 주운 조약돌까지.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 사실 이런 집은 돈이 많다고 해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오직 감각과 추억, 그리고 정성으로만 완성될 수 있는 집이었습니다.
공간은 기억을 담는다
방송을 보면서 저도 문득, 나만의 공간에 대한 꿈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나도 나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을 만들고 싶다—그런 마음이 간절해졌죠.
두 집 모두 ‘건축가도 한 수 배운 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완벽히 자기만의 색깔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공통점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사람’이었습니다.
돈도, 기술도, 최신 유행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사람’의 시간, 기억, 애정이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공간 탐구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마음 속에 간직한 공간의 꿈이 있나요? 낡은 집이라도 괜찮고, 작은 공간이라도 괜찮습니다. 그곳에 ‘나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집’이 아닐까요?
이번 EBS1 ‘건축탐구 집’을 통해 저는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공간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삶의 기록’이라는 것을요.
방송 정보
프로그램명: EBS1 ‘건축탐구 집’
방송일시: 2025년 7월 8일 화요일 오후 9시 55분
편성: ‘폐가를 작품으로 만든 세 자매의 흙담집’, ‘전통의 재해석, 드라마 세트장 같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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