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990회, 이탈리아 돌로미티 1부 하늘이 조각한 자연의 위대함

영상앨범 산 990회, 이탈리아 돌로미티 1부 하늘이 조각한 자연의 위대함

 

 

 

2025년 6월 1일 KBS2 '영상앨범 산' 990회는 자연의 거대한 조각품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돌로미티의 첫 여정을 담았다.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와 팔자레고 패스를 따라 펼쳐지는 감동의 산행이 시청자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아침 6시 55분, 세상은 여전히 고요하지만 KBS2 영상앨범 산은 이미 한 편의 감동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990회는 자연의 거대한 조각품 – 이탈리아 돌로미티 편으로, 유럽의 심장부에서 만나는 경이로운 산맥의 첫 페이지를 담았다. 평소 산행에 도전하고 싶지만 주저했던 내게도 이번 방송은 "한 번쯤 꼭 가보고 싶다"는 진심어린 열망을 심어주었다.

 

 

 

방송은 산악도시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출발한다. 올림픽 개최지로도 주목받는 이 도시는 목재 건물과 꽃장식, 산악 스포츠의 활기가 넘치는 곳. 화면 가득 담긴 골목길과 사람들의 표정에서, 산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온기가 느껴졌다. 아마도 이 도시의 공기에는 조금 더 고요한 설렘이 섞여 있는 것 같다.

 

이번 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와 미수리나 호수, 그리고 아우론조 산장까지 이어지는 약 8km의 트레킹 코스였다. 직접 가보지 못했어도 나는 마치 그 길을 함께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옥빛 호수와 하얀 산봉우리가 마주하는 미수리나의 풍경은 마치 현실 같지 않은 동화 속 한 장면. “저런 곳이 진짜로 존재하나?” 싶은 순간들이 이어졌고, 산악 사진가 이상은 씨의 렌즈를 통해 마주한 풍경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방송 중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트레치메의 설명이었다. 바다 퇴적물이 굳어져 만들어진 거대한 세 개의 봉우리는 하늘을 향해 솟구친 대자연의 조형물 같았다. 2억 5천만 년의 시간을 담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뭉클했는데, 실제로 그 봉우리 아래를 걷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감동이 전해졌다. 고요한 화면에 살짝 묻어나는 바람 소리, 등산화가 흙을 밟는 소리마저도 한 폭의 음악처럼 들렸다.

 

다음 날 여정은 팔자레고 패스로 이어졌다. 누구나 자신의 체력에 맞춰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돌로미티는 진입 장벽이 낮은 산이다. 산책로 같은 길도 있고, 조금 더 도전적인 바위길도 공존한다는 점이 이 지역만의 매력이다. 나는 방송을 보며 꼭 산악인만의 영역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팔자레고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격전지로, 단지 아름다운 풍경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인 아픔도 품고 있다. 다섯 개의 탑 친퀘토리가 눈앞에 펼쳐질 때, 그 장엄함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자연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데, 인간은 왜 서로에게 총을 겨눴을까. 잠시 카메라가 스쳐간 탄피 흔적과 벙커 유적은 이 여정의 깊이를 더했다.

 

나는 사실 그동안 영상앨범 산을 힐링 콘텐츠 정도로만 여겨왔다. 하지만 이번 돌로미티 편을 통해 완전히 다른 감정을 느꼈다. 단지 경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을 돌아보게 하는 조용한 성찰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특히 박춘기 씨가 “산은 위대하지만, 인간은 그 속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말할 때, 나는 노트에 그 문장을 조용히 적었다. 그리고 정말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이 방송을 통해 느낀 건 명확하다. 여행이란 단순히 어디를 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풍경을 바꾸는 일이란 걸. 화면 속 돌로미티는 내 일상의 먼지 같은 고민들을 덮어줄 만큼 웅장했고, 고요했으며, 위대했다. 자연의 거대한 조각품이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라 정확한 정의였다.

 

KBS2 영상앨범 산 990회는 단지 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그것은 눈으로 듣고, 귀로 느끼고, 마음으로 걷는 한 편의 시였다. 다음 주 2부에서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만약 아침 6시 55분이 이르다고 느껴진다면, 다시보기로라도 꼭 챙겨보기를 추천한다. 이건 놓치면 후회하는 자연 다큐멘터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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