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사 노무진 3회 리뷰 유령의 분노 정경호의 빙의 연기와 병원 내 진실의 그림자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3회, 정경호가 유령 간호사에게 빙의돼 병원의 숨겨진 죽음을 파헤친다. 황보름별의 강렬한 존재감과 현실적인 병원 내 갑질이 충격을 안긴 회차.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매 회차마다 직장 내 억울한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따뜻한 휴먼 스토리를 동시에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3회에서는 간호사 유령 조은영(황보름별)의 한 맺힌 사연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정경호가 빙의된 장면은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감정의 농도를 완벽하게 끌어올렸고, 병원 내 갑질과 의료사고의 구조적 문제를 현실감 있게 조명해 시청자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에피소드의 시작은 다시 한 번 죽음 직전의 상황에 놓인 노무진(정경호)이 계약 조건을 확인하며 황당함을 드러내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한자로 빼곡히 쓰인 근로계약서, ‘6개월 + 24시간’이라는 무시무시한 근무조건은 다소 유머러스하지만 현실을 풍자하는 강렬한 장치로 다가왔다. 노동의 대가보다 ‘목숨값’이 더 우선시되는 이 황당한 계약은 어쩌면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불공정한 구조의 축소판일지도 모른다.
정경호가 간호사 조은영에게 빙의되는 장면은 이 회차의 하이라이트였다. 섬세하게 뒤바뀐 몸짓, 고개를 넘기는 제스처, 섬뜩한 눈빛까지. 무진이 “병원으로 가자, 복수하러”라는 한마디를 내뱉을 때, 나는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 코믹함과 공포의 경계선을 걷는 그의 연기는 기존의 유령 소재 드라마와는 다른 독특한 무드를 완성시켰다. 개인적으로도 이 장면에서 ‘정경호’라는 배우의 스펙트럼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체감했다.



조은영의 유령이 이토록 분노한 이유는, 바로 그녀가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빙의된 무진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진료실로 돌진했고, 담당 의사 박현우(신주협)를 향해 “난 네가 시킨 대로 했을 뿐인데 왜 나한테 이러냐”고 외치며 멱살을 잡았다. 그 순간, 은영의 억울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현우는 자신의 의료 실수를 조은영에게 덮어씌웠고, 선배 간호사 서정(옥자연) 역시 진실을 외면하며 은영을 궁지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보며 이전에 있었던 실습 병원의 간호사 친구 이야기가 떠올랐다. 업무 과중에 휴식은 고사하고, 실수라도 하면 책임은 오롯이 후임에게 전가되는 분위기. ‘노무사 노무진’은 단순한 판타지물이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는 겪고 있을 현실의 단면을 고발하는 드라마다.



빙의가 풀린 무진은 문제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퇴마 코스를 돌지만, 결국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접 겪어봐야 심정을 안다”는 보살(탕준상)의 말은 무진을 다시 은영의 죽음 직전으로 끌어당긴다. 무진은 그녀의 감정, 분노, 공포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추락의 순간까지 함께 경험하게 된다. 이 장면은 시청자로 하여금 감정적으로 깊은 몰입을 유도하는 동시에, 은영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납득하게 만드는 강력한 서사였다.
또한 이번 회차에서 눈에 띈 것은 극 중 보살의 존재감이다. 무진에게 힌트를 주는 동시에 “너한테 잘 맞는 일이야. 노무사잖아?”라는 말을 던지며 은근히 이 세계관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판타지적 요소가 적절히 배합되면서도 사회 문제에 대한 풍자와 메시지를 잃지 않는 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이다.



3회 엔딩은 공간이 흔들리고, 무진이 강한 공포에 질린 얼굴로 보살을 바라보는 장면에서 마무리됐다. 유령을 통해 풀어내는 억울한 죽음, 거기 담긴 노동자의 현실, 그리고 그 진실을 마주하는 ‘노무사 노무진’의 고군분투는 앞으로도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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