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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정보

EBS 다큐프라임 꿀벌 은하 벌집 속 은하계를 탐험하다 기생충 여왕벌 인간의 이야기까지

by 해피냥냥이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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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꿀벌 은하 벌집 속 은하계를 탐험하다 기생충 여왕벌 인간의 이야기까지

 

 

 

EBS 다큐프라임 ‘꿀벌’ 1부는 생태계 속 꿀벌의 은하를 SF적 상상력과 과학적 사실로 풀어낸다. 인간과 벌의 공존에 대한 철학적 시선이 돋보이는 실험적 자연 다큐멘터리.

 

나는 벌을 무서워했다. 어릴 적 학교 운동장에서 꿀벌에 쏘인 후, 벌은 늘 경계해야 할 존재였다. 그러나 EBS 다큐프라임 ‘꿀벌’ 1부 ‘꿀벌 은하’를 본 순간, 내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작고 날렵한 이 곤충이 우리 생태계에서 얼마나 복잡하고 신비로운 존재인지, 또 인간과 어떤 방식으로 공존해왔는지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

 

 

 

 

6월 23일 밤 10시 45분, EBS1에서 첫 방송되는 ‘꿀벌 은하’는 기존 자연 다큐멘터리의 공식을 완전히 뒤집는다. 단순히 벌의 생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은하에 빗댄 SF적 상상력과 과학적 탐구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다큐를 본다는 느낌보다는, 어느 날 벌집 속 우주에 흘러들어 가는 듯한 몰입감이 있었다.

 

다큐멘터리는 네 개의 옴니버스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첫 번째 이야기 ‘꿀벌 히치하이커’는 기생충 꿀벌응애가 주인공이다. 생존을 위해 꿀벌 사회에 몰래 침입해 기생하는 이 작은 존재는 그 자체로 벌집 내 침입자의 은유였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도 ‘응애’ 같은 존재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겉으론 평화로워 보이지만, 내면을 좀먹는 것들 말이다.

 

‘누가 여왕을 죽였나?’는 여왕벌 탄생 과정을 중심으로 한다. 수많은 자매 중 하나만이 여왕이 되기 위해 나머지를 제거하는 과정은 잔인하지만, 자연의 질서였다. 인간 사회에도 경쟁은 존재하지만, 이처럼 직접적인 제거가 정당화되는 세계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장면을 보며 나는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냉정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세 번째 에피소드 ‘벽 속의 요정’은 오래된 빈 집에 자리 잡은 토종벌의 이야기다. 촬영 당시의 공기, 벌들의 움직임, 인간 농부의 시선까지 모두 정적인 아름다움 속에 담겨 있었다. 나는 이 장면이 너무 인상 깊어 잠시 영상을 멈추고, 우리 집 뒷마당에 있는 작은 화단을 바라봤다. 혹시 저 안에도 작은 우주가 존재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마지막 이야기 ‘시토크롬p450’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능력을 지닌 벌집 나방의 이야기다. 이 작은 생명체가 가진 능력은 인류가 만든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다큐가 끝날 즈음, 나는 문득 인간이 벌보다 나은 존재인지 되묻게 됐다. 우리는 소비하고 버리지만, 벌은 채우고 순환시킨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이 작품은 2024년 한국전파진흥협회 AI·디지털 기반 미디어 활성화 사업 선정작으로, AI 기술이 적용된 영상미 또한 빼어나다. 장면 전환이나 나레이션의 음성조차도 마치 시처럼 느껴질 정도로 섬세하다. 벌의 움직임을 슬로우 모션으로 담아낸 장면에선,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 작은 별처럼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꿀벌 은하’는 시청자에게 단순한 정보 이상의 것을 남긴다. 내가 본 꿀벌은 곤충이 아니었다. 사회적 동물이며, 생존 철학을 지닌 존재였다. 그들은 냄새로 방을 기억하고, 열기로 공동체를 데운다.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을 뿐이다.

 

다큐를 보는 내내 나는 여러 감정을 느꼈다. 놀람, 경외, 죄책감, 그리고 마지막엔 작은 결심까지. 이제부터라도 우리 집 앞 화단의 꽃들을 더 소중히 가꾸고, 벌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겠다고. 꿀벌은 단지 꿀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순환을 이어주는 연결고리라는 사실을 이 다큐는 명확히 보여주었다.

 

 

 

 

EBS 다큐프라임 ‘꿀벌’ 1부 ‘꿀벌 은하’는 단순한 자연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벌의 언어, 구조, 철학, 생존, 그리고 인간과의 연결까지 포괄하는, 고요하지만 울림 있는 이야기다. 그 작은 생명들 안에 담긴 우주를 들여다보고 싶다면, 이 다큐는 반드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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