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우도의 연인 실패마저 품은 우도의 부부 이야기, 그 사랑이 깊다
KBS1 인간극장 6118~6122회는 우도의 연인 특집. 직접 농사짓고 바다에 나가는 부부, 실패와 좌절 속에도 사랑과 인생을 함께 쌓아온 창조 씨와 미영 씨의 진짜 이야기.
제주도, 그중에서도 우도. 맑고 푸른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밭, 그 사이에서 삶을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KBS1 <인간극장> 우도의 연인 편은 바로 그 부부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내가 처음 우도에 갔을 때 느꼈던 그 고요함과 아름다움이 화면 너머로 그대로 전해졌다. 그런데 그 안엔 고요함만큼이나 깊은 상처와 애틋한 삶의 결이 숨어 있었다.
임미영(62) 씨와 고창조(64) 씨 부부. 이들은 식당에서 손님에게 내는 한 끼를 위해 오늘도 직접 밭에서 농작물을 캐고 바다에서 해산물을 따낸다. 자급자족을 삶의 방식으로 삼은 이 부부는 아무것도 없는 섬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창조 씨는 우도에서 유명한 마당발이다. 식당 앞을 지나가려면 최소 10분 이상은 인사하고 안부를 나눠야 한다. 그런 여유와 활달함 덕분에 동네 사람들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많지만, 그 덕에 미영 씨의 잔소리는 늘 쌓여간다.
두 사람의 성격은 물과 기름처럼 다르다. 일에 집중하는 아내와, 농담을 던지며 천천히 움직이는 남편. 매일같이 티격태격하지만, 그 안엔 무심한 듯 단단한 애정이 묻어난다. 한참 농사를 짓다 말고 서로를 놀리는 부부의 모습은, 내 부모님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사랑이 꼭 다정한 말과 포옹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더 감동적인 건 미영 씨의 해녀 도전기다. 그녀는 올해 처음으로 우도 소라 축제에 참여한다. 그런데 해녀들 사이에서는 막내인 데다, 심지어 똥군 해녀라는 별명까지 있다. 몸에 맞지 않는 물질복을 입고, 친구들의 응원에 떨리는 마음으로 물속에 들어가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첫 발표를 앞둔 아이처럼 순수했다.
그녀가 제주로 시집올 당시, 모든 게 낯설고 어려웠다. 제주 사투리도, 물질도, 해녀였던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고향 전라도 영암을 떠나 낯선 섬에서 시작한 삶은 매일이 도전이었고, 실패도 많았다. 특히 그중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우도에 호텔을 짓겠다는 부부의 꿈이 무너진 일이었다.
직접 벽돌을 쌓아올리며 만든 3층짜리 건물. 하지만 그 건물은 결국 남의 손에 넘어갔다. 방송 중, 미영 씨가 조심스레 차를 세우고 그 건물을 바라보던 장면은 내내 잊히질 않는다. 그녀는 17년간 그 길을 일부러 피해 다녔다고 했다. 오늘 처음으로, 그 상실의 흔적을 바라볼 용기를 낸 것이다.
나는 그 장면에서 이상하게도 큰 위로를 받았다. 꿈이 꺾여도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 서로에게 기대며 다시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가족의 사랑이 여전하다는 것.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자식들이 연휴를 맞아 집에 돌아왔고, 도착하자마자 식당 일을 돕는다. 어릴 적 식당 일로 친구들과 놀 시간도 없었던 남매. 부모의 사업 실패로 모두 뿔뿔이 흩어졌던 지난날. 하지만 그 시간들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모아져 더욱 단단해졌다는 걸 이 방송은 조용히 말해주고 있었다.
부부는 끝에 가서 말한다. “아꼬운 당신, 폭싹 속았수다.”
이 말은 사랑한다보다 더 깊은 감정이 담긴 말이었다. 아무리 힘든 시간을 보내도, 결국 우리는 서로를 놓지 않았다는 진심.
우도라는 작고 조용한 섬에서 펼쳐지는 이 부부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이나 화려한 인생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 삶의 깊이와 의미만큼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진하다.
나는 이 이야기를 보며 다시 다짐했다. 사랑이란, 결국 곁에 있어주는 것. 실패했을 때 등을 토닥이고, 사소한 말다툼을 해도 끝엔 웃을 수 있는 사이. 우도의 연인이 보여준 건, 바로 그런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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